편의점 알바 임금과 주휴수당 — “우리는 최저 안 줘요”를 믿고 1년을 보낸 뒤
편의점 면접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는 최저 안 줘요. 다른 데도 다 똑같아요.” 그때 나는 스물 몇 살이었고, 그게 그냥 이 바닥 사정인 줄 알았다. 시급 7,500원에 금·토 야간을 뛰었다. 주휴수당은 없었고 야간수당도 없었다. 하루 열 시간씩 일했는데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60~70만 원이었다. 나중에 계산해 보니 최저임금·주휴수당만 제대로 받았어도 100만 원은 넘었을 금액이었다.
편의점 알바를 오래 하면서 확실해진 게 하나 있다. 임금에서 손해 보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다. 시급이 얼마인지만 보고 들어가면 놓치는 항목이 최소 세 개는 된다. 이 글은 그 항목들을 하나씩 정리한 것이다.
기준선 —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먼저 숫자부터. 2026년 최저시급은 10,320원이다.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156,880원(월 209시간)으로 고시되어 있다. 여기서 209시간은 주 40시간에 주휴 8시간을 더해 4.345주를 곱한 값이다. 즉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는 이미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주휴수당의 요건은 두 가지다.
-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일 것
- 그 주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할 것
이 두 가지를 채우면 유급으로 하루치 임금이 더 붙는다. 주 40시간을 채우는 경우 2026년 기준 주휴수당은 82,560원이다. 주 15시간 이상 40시간 미만이면 근무시간에 비례해 계산한다. 계산식은 이렇다.
주휴수당 = (1주 소정근로시간 ÷ 40) × 8 × 시급
예를 들어 주 21시간(하루 7시간 × 3일)을 일한다면 (21÷40)×8 = 4.2시간, 여기에 시급을 곱한 금액이 그 주의 주휴수당이 된다. 시급 10,320원이면 약 43,344원이다. 한 달로 치면 17만 원이 넘는다. “시급 얼마”만 보고 들어가면 이 금액이 통째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겪은 매장 중에는 아예 이렇게 말한 곳도 있었다. 4대보험 소급 가입을 요청했더니 “그럼 하루 7시간, 주 2일만 넣어서 15시간이 안 되게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있는 일이다. 주 15시간이라는 선을 알고 있으면, 근무표가 이상하게 바뀔 때 그게 무슨 뜻인지 바로 읽힌다.
야간수당 — 여기서 오해가 가장 많다
야간에 일하면 무조건 가산수당이 붙는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근로기준법상 야간근로(밤 10시~다음 날 오전 6시) 가산수당은 통상임금의 50%를 더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가산수당 조항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편의점은 대부분 5인 미만이라, 법적으로는 야간수당을 주지 않아도 위반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몰라서 “야간인데 수당을 안 준다”며 억울해하다가, 정작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주휴수당은 놓치는 경우를 여럿 봤다. 정리하면 이렇다.
| 항목 | 5인 미만 사업장 |
|---|---|
| 최저임금 | 반드시 적용 |
| 주휴수당 | 적용(주 15시간 이상 + 개근) |
| 연차유급휴가 | 적용 제외 |
| 야간·연장·휴일 가산수당(50%) | 적용 제외 |
| 퇴직금 | 적용(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
그러니 야간 근무를 고를 때는 “야간수당이 붙는가”보다 “야간이라 시급을 더 쳐 주는가”를 협상 지점으로 잡는 편이 현실적이다. 법적 의무가 아니어도 시급 자체를 높게 책정하는 매장은 많다.
기준일 메모(2026-07): 최저임금액과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범위는 매년·매 개정마다 바뀐다.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적용은 반드시 해당 시점의 고용노동부 안내로 확인하기 바란다.
3.3% 공제 — 가장 조용히 손해 보는 항목
급여에서 3.3%를 떼고 준다는 건, 국세청에 나를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사업소득자)로 신고한다는 뜻이다. 이게 왜 문제인지 정리하면 이렇다.
- 4대보험 가입이 안 되고, 그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 주휴수당과 퇴직금 산정에서도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취급된다
- 사업주 입장에서는 4대보험 부담이 사라진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명칭이 아니라 실질이 판단 기준이다. 프리랜서는 대등한 지위에서 자기가 하는 만큼 가져가는 형태를 말한다. 반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점주의 지시에 따라 일하고, 근무표대로 근무하며, 업무 방식을 지시받는다면 그건 근로자다. 계약서에 프리랜서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근무 형태가 근로자라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확인은 어렵지 않다. 홈택스에서 내 소득이 근로소득으로 신고되는지 사업소득으로 신고되는지 조회해 보면 된다. 사업소득으로 잡혀 있다면 상황을 파악한 뒤 고용노동부에 진정하거나, 건강보험공단·근로복지공단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수습기간 — 조건을 모르면 그냥 깎인다
“처음 3개월은 수습이라 90%만 드려요.” 흔히 듣는 말인데, 최저임금 감액에는 요건이 있다.
-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6개월 계약이나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짧은 알바에는 적용할 수 없다.
- 감액은 입사일로부터 3개월까지만 가능하다. 수습기간을 6개월로 잡아도 4개월째부터는 100%를 줘야 한다.
- 단순노무 종사자는 요건을 갖춰도 감액할 수 없다.
편의점 판매 업무가 단순노무 종사 직종에 해당하는지는 실제 수행 업무에 따라 판단되므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년 이상 계약이 아닌데 수습 감액을 적용받고 있다면 그건 요건에 맞지 않는다. 면접에서 수습 이야기가 나오면 기간이 몇 달인지,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지 물어보는 것만으로 상당 부분 걸러진다.
근로계약서 — 안 쓰는 매장을 거르는 게 가장 빠르다
근로계약서는 임금 문제에서 유일한 출발점이다. 없으면 나중에 모든 게 “말이 달라진다”.
-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근로기준법상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기간제법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 계약서에는 시급, 근무일과 시간, 휴게시간, 주휴수당 지급 여부, 임금 지급일이 들어가야 한다.
- 반드시 사본을 받아 보관한다. 작성만 하고 점주가 가져가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교부까지가 의무다.
한 가지 더. 계약서에 적힌 근무시간과 실제 근무시간이 다르다면, 실제로 일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근무를 시작한 날부터 날짜·시각·근무시간을 달력에 적는 습관을 들였다. 나중에 이게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4대보험과 퇴직금
- 4대보험은 일반적으로 월 60시간(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가입 대상이 된다.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업급여와 산재 보장을 생각하면 가입되는 쪽이 낫다.
- 퇴직금은 1년 이상 계속 근로 + 주 15시간 이상이면 발생한다. 알바라서 안 된다는 말은 틀렸다. 다만 근무가 중간에 끊겼거나 주 15시간 미만인 주가 섞이면 계산이 복잡해지므로, 근무 기록이 있어야 다툼이 없다.
여기서도 반복되는 숫자가 보인다. 주 15시간. 주휴수당, 4대보험, 퇴직금이 전부 이 선을 기준으로 갈린다. 근무표를 짤 때 이 숫자를 기억하고 있느냐가 1년 뒤 금액을 바꾼다.

못 받았다면 — 증거부터, 그다음 진정
임금을 못 받았을 때 순서는 이렇다.
- 증거를 모은다. 근로계약서, 급여 입금 내역(통장), 근무일지나 근무표 사진, 업무 지시가 담긴 문자·메신저 기록. 시급과 근무시간이 확인되면 계산은 어렵지 않다.
- 계산한다. 실제 지급액과 (최저임금 × 근무시간 + 주휴수당)의 차액이 체불액이다. 고용노동부 최저임금 모의계산기를 쓰면 대략적인 확인이 된다.
-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다.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넣으면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시정 절차가 진행된다.
- 사업주가 끝내 지급하지 않으면 체불 사실 확인을 거쳐 대지급금 제도 등 후속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요건이 있으므로 상담이 필요하다.
중요한 시효 하나.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3년이 지난 임금은 청구가 어렵다. “그만두고 나서 정리해야지” 하다가 시효를 넘기는 경우가 있으니, 액수가 크면 미루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 하나. 근무하는 동안 갈등을 키우기 어렵다면, 기록만 꾸준히 남겨 두고 퇴사 후에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근무일지를 몇 달간 적어 두었다가 퇴사 후 진정으로 체불액을 정리한 사례를 여럿 봤다.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자료다.

면접에서 미리 거르는 질문들
들어가기 전에 걸러내는 게 나중에 싸우는 것보다 백 배 낫다. 내가 쓰는 질문은 네 개다.
- “근로계약서는 언제 쓰나요? 사본도 받을 수 있나요?”
- “주휴수당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신고되나요, 3.3% 공제인가요?”
- “이 시간대에 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업무 강도와 물류량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질문에 얼버무리거나 불쾌해하는 매장은 대체로 나중에도 그렇다. 반대로 이 네 가지에 명확히 답하는 점주라면 다른 부분도 대체로 깔끔했다.
임금 체크리스트
- 근로계약서를 쓰고 사본을 받았는가
- 내 시급이 해당 연도 최저임금 이상인가
-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가(주휴·4대보험·퇴직금의 기준선)
- 주휴수당이 지급되고 있는가, 계산이 맞는가
- 급여가 3.3% 공제가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신고되는가
- 수습 감액을 적용받는다면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가
- 근무 날짜와 시간을 기록해 두고 있는가
돌아보면 임금에서 내가 손해 본 금액은,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기준을 몰라서 생긴 것이었다. “다른 데도 다 똑같아요”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고, 사실이라 해도 그게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시급 뒤에 붙는 항목들을 알고 나서야 나는 면접 자리에서 처음으로 질문을 할 수 있었다. 그 질문 몇 개가 그다음 1년의 금액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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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편의점을 비롯한 여러 알바를 하며 겪은 경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기록을 정리한 칼럼이다. 최저임금액·적용 범위·신고 절차는 매년 바뀌고 사안별로 판단이 다르므로, 실제로는 고용노동부 안내와 상담을 통해 해당 시점 기준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